어제 밤 늦게까지 잠을 설친 지인이 있었어요. 3년 전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아파트를 샀는데, 요즘 들어 이자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하소연하더라고요. 다행히 직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만약 실직이라도 하는 날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이게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싶었죠.
그런데 어제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제 지인처럼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위험 가구가 1년 새 19%나 증가해서, 무려 45만 9천 가구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온 거예요. 이들의 금융 부채 규모는 96조 1천억 원으로, 1년 만에 24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 ‘고위험 가구’ 실태를 한국은행 데이터를 중심으로 자세히 풀어보려고 해요. 내 이야기 같아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분들이 분명 계실 거예요.
1. 고위험 가구의 기준: DSR 40% + DTA 100%의 무서운 의미
한국은행이 말하는 고위험 가구의 기준이 뭘까요? 두 가지 조건이에요. 첫째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이 연 소득의 40%를 넘는 경우, 둘째는 자산대비부채비율(DTA) 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예요.
쉽게 말해, 한 달 벌어들이는 돈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써야 하고, 설사 지금 가진 걸 다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가구라는 뜻이에요. 한국은행은 이런 가구를 금리 인상이나 자산 가격 하락에 가장 취약한 ‘뇌관’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뇌관이 1년 새 18.9% 증가했다는 게 정말 무서운 지점이에요.
| 고위험 가구 수 | 38만 8천 가구 | 45만 9천 가구 | 18.9% ↑ |
| 고위험 가구 금융부채 | 72.2조 원 | 96.1조 원 | 33% ↑ |
| 전체 차주 대비 비중 | 3.2% | 4.0% | 0.8%p ↑ |
자료: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2026년 3월)
2. 청년층의 위험 증가: 5년 새 22.6% → 34.9%
이 통계에서 제가 가장 충격적으로 본 건 바로 청년층(20~30대) 의 비중이에요. 2020년만 해도 고위험 가구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였는데, 지난해 3월 기준 34.9% 로 치솟았어요. 5년 만에 12.3%포인트나 오른 거예요. 같은 기간 40~50대 비중은 59.8%에서 53.9%로 줄었고, 60대 이상도 17.6%에서 11.2%로 감소했어요.
한국은행 김정호 안정관리팀장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코로나 이후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과 자산 축적이 낮은 청년층이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활용하면서 고위험 가구 증가를 이끌었다”.
이 말이 정말 가슴 아픈 게, 저도 주변에서 ‘영끌’해서 집을 샀다거나, ‘빚내서 주식’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거든요. 당시에는 저금리 시대라 ‘이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높아지고 집값이 흔들리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요.
3. 고위험 가구의 자산·부채 구조: 전세 살면서 신용대출에 의존
한국은행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위험 가구의 자산·부채 구조가 확연히 드러나요. 이들의 평균 총자산은 2억 7천만 원인 반면, 평균 부채는 2억 4천만 원이에요. 일반 가구(비고위험)가 자산 6억 4천만 원에 부채 1억 6천만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죠.
자산 구성에서 눈에 띄는 건 전세보증금 비중이에요. 고위험 가구는 자산에서 전세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3.8%로, 일반 가구(6.4%)의 두 배가 넘었어요. 실제로 고위험 가구의 72.4%가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해요. 내 집 없이 빌려 사는 비중이 훨씬 높다는 뜻이죠.
부채 측면에서는 신용대출 비중이 19.1%로 일반 가구(10.4%)보다 훨씬 높았어요.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변동 금리 상품이 많아서, 금리 변동에 훨씬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 평균 총자산 | 2억 7천만 원 | 6억 4천만 원 |
| 평균 부채 | 2억 4천만 원 | 1억 6천만 원 |
| 전세보증금 비중 | 13.8% | 6.4% |
| 신용대출 비중 | 19.1% | 10.4% |
| 전·월세 거주 비율 | 72.4% | 34.3% |
자료: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2026년 3월)
4. 지역별·소득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두 얼굴
이번 보고서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역별 격차예요. 수도권 고위험 가구의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은 2024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연말 기준 127.7% 를 기록했어요. 그런데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132.9%에서 133.7% 로 오히려 악화됐어요.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그 지역의 고위험 가구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거예요.
소득 격차도 심각해요. 고위험 가구 내에서도 상위 20%와 하위 20%의 평균 순자산 격차가 2020년 4천만 원에서 지난해 1억 4천만 원으로 3배 이상 벌어졌어요. 한국은행은 “최근 일부 자산 가격 상승과 기준금리 인하로 고위험 가구의 채무상환 능력이 개선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청년 고위험 가구의 급증과 지역 주택시장 회복 지연 시 상환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5.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ft. ‘영끌’의 시대는 끝났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의 고위험 가구 문제는 단순히 ‘빚이 많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신호예요. 청년들이 집값 상승기에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못 산다’는 불안감에 빚을 내고, 주식 시장에서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에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반복됐어요.
한국은행도 인정했지만, 최근 금리 인하와 자산 가격 반등이 일부 고위험 가구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청년층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고, 지방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요. 게다가 최근 중동 발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는 물가를 다시 자극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커요.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고위험 가구의 상환 부담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어요.
매일경제 Pulse도 최근 사설에서 “유가 충격이 지속되면 취약 부문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요. 고위험 가구 45만 가구, 그중에서도 35%에 달하는 청년층이 바로 그 ‘취약 부문’의 최전선에 서 있는 거예요.
투자자로서 저는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 첫째는 ‘내가 고위험 가구는 아닌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거예요. DSR과 DTA를 직접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이 위험 수역에 와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둘째는 지금 같은 시장에서는 ‘빚을 줄이는 것’이 ‘수익을 내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사실이에요. 무리한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보려는 시도는,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거든요.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현실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방법과
돈의 흐름을 읽는 투자 이야기를 계속 나눌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나눠주시면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